한 해 동안 산 절판 중고책을 결산하는 과정은, 그간의 '안 읽을 책은 사지 말고 산 책은 좀 읽자'는 공허한 표어에 따라 반성하는 기회가 됨과 동시에, '읽을지 안 읽을지를 사보기 전에 어떻게 아냐'는 반항심을 다시 강화하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올해는 테마를 약간 나눠가며 써본다. 

 

 

 

- 올해의 최고가 및 유사 주제

<현대 고고학의 이해> - 정가 40,000원, 구입가 64,500원(개인)

: 2015년에 번역 출판된 <현대 고고학 강의>의 풀버전인 이 책은 2006년에 번역 출간되었다. 원본은 2004년에 나온 4판으로, 그 후 판을 거듭하여 2020년에 8판이 나왔다고 하고 2024년에 9판이 나올 예정이다.

  <현대 고고학 강의>는 지난 여름에 KOCW에서 들었던 충남대 유용욱 교수의 '고고학 개론' 주교재로, 강의를 듣기 위해 새 책을 샀다가 이 책과 비교해 본 후 팔았다. '강의'에 나오는 모든 내용은 '이해'에 포함된다.

  유물을 좋아하지만 기초 강의 하나 들어본 적 없어 기본 체계를 전혀 갖추지 못했다면 앞으로 남은 수십년의 덕질 기초를 갖추기 위해서 들어볼 만한 강의고 읽어볼+사둘 만한 책이다. 최신판이 번역 출간된다면 이번엔 절판되기 전에 바로 사겠지만, 17년동안 판올림 없던 책이라 기대 없이 신간 알림에 올려둔다.

 

... 에 덧붙여, 같은 주제로 묶이는 두 권은 다음과 같다. 

<천 번의 붓질 한 번의 입맞춤> -  정가 20,000원, 구입가 6,500원(대전시청역점)

<고고학자 조유전의 한국사 미스터리> - 정가 14,500원, 구입가 7,800원(대전시청역점)

: 같은 강의 '역사학입문'의 보충교재로, 당시 실강에서 기말과제인 독후감 대상이었다. 다만 모든 수강생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동 강의의 현장학습에 이미 참여했던 재수강생(ㄷㄷ)이 현장학습을 대체하는 과제였다. 왜 여유 많은 학부생 때 이런저런 강의를 듣지 않았을까 후회하기도 하지만, 재수강 같은 얘기를 듣고 나면 역시 아무 부담 없이 지금 KOCW로 수업을 받는 편이 속 편한 듯하다.

  이런 책을 갖춰 놓으면, 예를 들어 지난 주처럼 갑자기 가족과 전곡리 박물관을 가게 되었을 때 근처 도서관을 가지 않고도 대략의 내용을 훑어 두고 현장에서 가이드 노릇을 할 수 있어 좋다. 웬만한 분야에서 그 정도 넓이와 깊이를 커버할 수 있는 장서가 내 기본 방향이다. 

 

...에 다시 덧붙여, 비슷한 주제로 묶이는 두 권은 다음과 같다.

<20세기 사학사> - 정가 12,000원, 구입가 25,000원(개인)

<일요일의 역사가(필리프 아리에스)> - 정가 16,000원, 구입가 8,100원(영등포점 현장)

: 그리고 마찬가지로 KOCW에서 들었던 중앙대 고원 교수의 '역사학입문' 주교재 중 하나가 <20세기 사학사>고, 같은 강의에서 다룬 아리에스의 책이라서 생각할 것도 없이 알림이 뜨자마자 산 책이 <일요일의 역사가>다. 아마도 주6일제였을 당시에 일요일 하루 휴일만으로, 방대한 자료와 공부량으로 석사학위만 받기에도 다른 학문과 차원이 다른 세월이 걸린다는 사학계에서 독립 연구자로 독창적 업적을 남긴 아리에스는 나의 (다양한) 지향점( 중 하나)이다. 그에 비하면 지금은 인터넷도 있고, 주5일제라 아리에스 같으면 사학 말고 다른 분과를 하나 더 골라 마찬가지 족적을 남겼을 법하다. 부끄러운 일이다.

...라고 써 두고 어쩐지 찜찜해서 찾아보니, 프랑스는 1936년부터 주5일 근무제였다고 한다. 역시 취미와 학문의 깊이는 여가시간에서 나온다. 아니 그러면 '토/일요일의 역사가' 아니면 최소한 '주말의 역사가'라고 했어야지! 

 

...이제는 역사/고고학/신화라는 공통점밖에는 없는 세 권은 아래와 같다.

<목간과 죽간으로 본 중국 고대 문화사>  - 정가 18,000원, 구입가 28,300원(개인)

: 사흘 전에 반차도 쓴 김에 세계문자박물관을 들렀다가 못 나올 뻔했다. 

<세계의 신화 전설> - 정가 19,000원, 구입가 11,000원(목동점 현장)

: 처음 가보는 곳에서 들고 읽다 충동구매했다. 그리스, 게르만/켈트, 서남아시아, 중국, 일본 뿐 아니라 슬라브, 몽골, 아프리카 등 다루는 범위가 넓어 급하게 알아야 할 때 해당 부분을 찾아 읽으면 도움이 될 것 같은 반면, 크고 무거워 아무데나 들고 다니며 읽기는 힘들다. 

<전쟁의 발견(이희진)> - 정가 12,000원, 구입가 5,600원(알라딘직배)

: 회사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책으로, 보이는 김에 샀다. 표현이 가벼워 이제 보면 깨는 면이 없잖아 있으나, 내용은 지금도 두고 읽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 올해의 최고 프리미엄

<프리즘오브 특별호: 이터널선샤인> - 정가 15,000원, 구입가 44,000원(개인)

: "영화를 별로 안 좋아하지만 2022년에는 영화관에서 세 번 본 영화가 두 편이나 개봉했어요. 하나는 (자랑스럽게) <탑건: 매버릭>이고 하나는 (마찬가지로 자랑스럽게) <헤어질 결심>이에요. <블레이드 러너>, <스페이스 오디세이>, 최근에는 <듄 1편>도 재개봉 맞춰 숙제하듯 봤고, (더더욱 자랑스럽게) <고질라> 시리즈는 짧은 개봉 시기를 맞춰 꼭 용아맥에서 봅니다. <블레이드 러너: 2049>를 영화관에서 못 본 게 한이라 재개봉하면 열일 제쳐두고 보러 가려고요. 하지만 영화는 별로 안 좋아해요." 에서 한 축을 담당하는 <헤어질 결심>의 관련 자료라면 각본집, 스토리보드북, 포토북에다 'Little White Lies' 특집까지 사뒀다가 '프리즘오브'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고, '이터널 선샤인' 특집호가 고대에 출간되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었다. 엄청난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구매는 사실상 시간문제였다. 그리고는 '절판되기 전에 사면 싸다!'며 이런저런 좋아하는 영화 특집호도 사려다 정신을 차렸다. 1년 후면 이사 가야 해... 짐을 줄여야 해...

 

 

- 작가 : 한강

<사랑과 , 사랑을 둘러싼 것들> - 정가 12,000원, 구입가 4,600원(알라딘직배)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 정가 11,000원, 구입가 6,200원(범계점)

: <흰>을 읽은 후 한강의 책이라면 기회 되는 대로 사고 있다. 그 중 지금까지 가장 좋아하는 책은 각인효과인지 처음 읽은 <흰>과, 두 번째로 읽은 <희랍어 수업(디 에션셜)>이고, 사놓고 아직 다 읽지 않은 책은 <소년이 온다>, 그리고 위 두 책이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은 앞 두 책을 읽고 기대했던 바와 달랐고, <작별하지 않는다>의 주 재료는 아직까지는 논픽션으로 읽는 편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아직 <소년이 온다>에 손이 가지 않는 것일수도)

* 한강의 저자직강 아니 낭독을 들었는데, 문체와 어울리는 목소리와 어조였다.

 

 

- 방송통신대 관련 교재

<시계열 분석(김해경)> - 정가 25,000원, 구입가 38,300원(개인)

: 대학원 4학기째부터 다니기 시작한 방송통신대 전공과 관련된다. 어떤 평에 따르면 방송대 교재는 일반 교양서적과 오프라인 전공 사이 수준으로, 직장인이 상식과 교양을 높은 수준으로 쌓는 데는 더 할 나위 없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경험한 바로는, 방송대 교재만이라도 깊이 공부한다면 웬만한 현역 대학생보다도 더 높은 수준의 지식을 갖출 수 있다고 본다. 나를 포함하여, 주도적이지 않은 대부분 인간은 방통대 교재 수준조차 온전히 습득하기 어렵고, 널리 쓰이는 전공교재의 깊은 (그리고 잡다한) 내용까지 다 배우기는 더더욱 힘들다.

  그럼에도 또한, 나처럼 아무 부담 없이 취미로 배우는 사람에게는 가끔 방통대 교재가 충분히 깊이 다뤄주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교재 말고 더 산 책이 작년에는 <회귀분석>이었고, 올해는 저 <시계열분석>이다. 2005년에 출간되었지만 서강대 도서관에서 여러 시계열 관련 책을 비교한 결과, 수준이나 서술 방식 등이 가장 적당해 보였는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다.

 

<데이터 분석을 위한 베이지안 통계 모델링 with Stan & R> - 정가 30,000원, 구입가 18,000원(인천송도점)

: <베이지안>은 역시 방통대 베이지안을 들을 때 혹시 도움이 될까 하여 미리 사둔 책이다. 원래는 내년에 베이지안을 들으려 했지만, 이번 학기에 7과목을 들어본 결과, 취미 공부하다 공황장애를 맞지 않으려면 조금 슬로우 다운 해야겠다는 깨달을 얻고, 그동안 수리통계학을 복습해 두고 내후년에 여유있고 철저하게 공부하기로 계획을 바꿨다. 하다하다 이제는 2년 후에 들을 과목의, 도움이 될지 안될지 모르는 책까지 미리 사는 상황이지만 뭐 "책값이 제일 싸다"가 내 신조니까. 그리고 틀린 말도 아니기도 하다. 그렇게 말하지만 이미 <흥미로운 베이지안 통계>, <베이지안 데이터 분석 바이블>, <R을 이용한 베이즈 통계 기초>까지 이미 갖춰져 있다. 역시 나는 약간의 구속 없이는 취미조차 제대로 하기 어렵고, 방송대 강의는 취미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최소한의 구속이다.

 

 

- 문학

<황무지 새로 읽기> - 정가 13,000원, 구입가 10,000원(개인), 

<T.S.엘리엇 새로 읽기> - 정가 13,000원, 구입가 17,900원(개인)

: <W.B.예이츠 시연구>는 감수성 부족한 내가 나름대로 시를 즐길 수 있는 접근 방법을 제공해 줬다. (다만 군대에서 당직 설 때 읽고 있었더니 당직병이 "오.. 그럼 이 책은 시를 막 연구하고 하는 내용인가요?" 해서, 잠시 머뭇거리다 "...어..."라고 답하고 말았던 기억이 난다) 엘리엇 시도 마찬가지 접근법을 통하면 더 재미있을 듯하여 책을 찾는데, 각각 2002년, 2001년에 출판된 이 두 권보다 더 적합해 보이는 책은 찾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취미생활 진도를 생각하면, 이 책을 깊이 읽는 것은 언젠가가 될 방통대 영문학 전공 쯤이 될 것 같다.

 

 

- 수집

<요람을 흔드는 요정> - 정가 17,500원, 구입가 18,000원(개인)

<물의 유혹> - 정가 17,500원, 구입가 9,600원(일산점)

: 신촌 글벗서점에서 <용>을 산 이래, 2005년까지 번역 출간된 같은 시리즈를 사 모아온 끝에 이 두 권으로 전 10권을 모두 모으게 되었다. 모르던 이야기는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친숙한 이야기(특히 중국 등)를 영어로 쓴 원서를 다시 한국어로 번역한 글을 읽을 때 어색함을 느끼다 보면, 처음 읽어본 이야기의 해상도를 다시 의심하게 된다. 그럼에도 갖춰두면 나도 가끔 읽고, 아이들도 가끔 읽을 만큼 꽤 괜찮은 시리즈다.

* 처음 사 모으기 시작할 때 이 두 권의 절판 프리미엄은 꽤 높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량이 없을 때도 있었고 정가의 두 배 이상이라 사지 않았던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가장 비싼 <요정>조차도 최저가는 14,000원이다. 절판된 책의 공급이 원활할리 없으니 수요 감소의 결과일텐데, 책을 쓰는 사람은 계속 느는데 책을 사고 읽는 사람은 계속 줄어든다는 얘기는 헌책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인가 싶다.

 

<세계진문기담> - 정가 25,000원, 구입가 10,800원(알라딘직배)

: "굿즈를 사는 이유 : 필요해서 1%, 예뻐서 5%, 공구에 혹해서 10%, 팔길래 84%"

  Myth만 나오고 Bust(er)는 없는, 前인터넷 시대의 괴담 백과사전으로 오늘날에는 존재 가치가 없다시피 한 책이지만 싼 가격에 팔길래 기념으로 샀다.

 

<세상을 바꾼 100가지 문서> - 정가 25,000원, 구입가 15,000원(합정점 현장)

: 결론은, 고문서 비중이 큰 <불멸의 서 77>이 내 취향에 더 맞다. 처분 예정.

 

<일본인이 모르는 일본어 1> - 정가 11,800원, 구입가 6,600원(알라딘직배)

: 책장에 놓아뒀더니 큰애가 "아빠 일본어 알아? 한국어 책인줄 알았더니 일본어로만 되어 있네?" 한다. 일본어 배우는 용도로 쌓아두는 책 수십 권 중 하나란다.

 

<The Economist: Special Millennium Edition> - 구입가 $18.55(아마존 개인)

: 대학생 때 정기구독해서 직접 받았던 1999년 말 특집호인데, 누구에게 빌려줬다가 못 받았는지 (수강편람은 정말 빌려줬다가 못 받기도 했고) 보이지 않던 차에, 헌책을 구매하면서 간이 커진 김에 샀다. 정기구독씩이나 하면서 제대로 읽은 비중은 정말 손톱만하지만 당시의 열의만은 높이 산다. 열의만은.

 

<외천루(일본어판 원서)> - 구입가 $21.40(아마존 개인)

: <그래도 마을은 돌아간다>는 좋아하는 만화고, <천국대마경>은 3권까지 읽다 일단 중단했지만 언젠가 다시 읽을 듯하기도 하다. 그리고 그 이전에 번역되었던 <외천루>는 정가 8,500원에 지금 최저 중고가가 80,000원이지만 한참 구매를 고려했을 때는 12만원 이상이었다고 기억한다. 10배는 아니다 싶어, 차라리 언어 공부 명목도 있는 원서 중고를 구했다. 사 놓고 구글 렌즈까지 써서 대충 보니, 역시 10배 까지는 아니었던 듯 싶다. 안 샀으면 계속 찜찜했을 테니 뭐 이 정도로 잘 마무리한 듯.

 

<진정성이라는 거짓말> - 정가 16,000원, 구입가 9,100원(강남점)

내가 좋아한 <혁명을 팝니다>와 저자가 같아 몇 번의 기회를 보다 샀다. '대중적이고 현실적인 것과 대비되는, "순수한 것"이 존재하고 그것을 추구해야 한다'는 잠재의식을 비판한다는 맥락에서 <혁명을 팝니다>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 해프닝

<간추린 가톨릭 교회사> - 정가 15,000원, 구입가 7,800원(대학로점)

: 사고 보니 같은 책을 어디선가 사서 책장에 꽂아두었다. 남는 이 책을 개인 상대로 순판매가 10,800원에 팔았으니 어쨌든 이득처럼 보이지만, 알림 떴을 때 이 책만 구입하느라 배송료 2,500원을 따로 냈기 때문에 이익은 500원으로 줄어든다.

 

 

- 웹툰, SF

<나의 목소리를 들어라! 3> - 정가 14,000원, 구입가 8,100원(잠실롯데월드타워점)

:  <질풍기획>이 재미있었지만 직배송이나 우주점에서 구하기는 어려워 대신 이걸로 구했다는 말을 쓰고 보니 논리적이지은 않다. 하여간, 얕게 다루는 책/만화는 모르는 분야일수록 재미있는 듯하다. 신기한 건 1,3권은 절판이면서 2권은 신간 판매중이다.

 

<목격담, UFO는 어디서 오는가> - 정가 12,000원, 구입가 7,000원(종로점)

: 정보라 작가 책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샀다. 'UFO'는 표제작일 뿐 딱히 UFO 관련 연작집은 아니다. 

 

 

- 민족주의

<적대적 공범자들> - 정가 15,000원, 구입가 8,100원(알라딘직배)

<내셔널리즘(강상중)> - 정가 12,000원, 구입가7,000원(알라딘직배)

: 순전히 내 입장에서만 보자면 민족주의는 현황과 정당성을 알고 싶은 대상이었다가, 한참동안은 알고 싶은 욕구도 떨어질 만큼 관심에서 벗어났다가, 요즘은 정권의 방향과 내 주변 사회의 반응 사이의 엇박자로 다시 알아보고 싶은 대상이 되었다. 그래서 절판된 지 오래인 <민족주의는 반역이다>를 예전에 샀었고, 그 김에 같은 저자의 책도 물량이 있는 김에 이것저것 샀고, 또 어디선가의 인용을 보고 <내셔널리즘>도 샀다.

  한편 <우리 안의 파시즘 2.0>이나 <내셔널리즘> 저자의 인터뷰 등을 보면 학문적 정합성과, 현실 적합성/설득력은 또 별개의 영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건 오강남의 <도덕경> 중 당시 사회에 대한 평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였고. (나와 생각이 달라) 공정하지도, 최소한 중립이지도 않아 보이는 그런 시론은 제외하고 순수한 학문적 접근만 포함하는 것이 나았을까? 아니면 이런 거슬림을 느끼고 한 번 더 생각할 기회를 주었기에 결과적으로는 역시 도움이 되었다고 선해해야 할까?

 

 

- 트위터에서 추천받고 충동구매

<계획된 불평등> - 정가 22,000원, 구입가 13,200원(수원시청역점)

: 별볼일 없어 보이던 산업이 유망해지면 인식과 성비가 바뀌는 현상이 있다. <걸리 드링크>(이 책은 회사 도서관에 구매신청해서 읽었다)와 유사한 맥락.

 

<그때 미국에 가지 말 걸 그랬어> - 정가 15,000원, 구입가 8,700원(영등포점 현장)

: 이민 '실패담'이라는 값진 책인데,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절판이었다. 새책 구하기 기능도 써 봤지만 실패라 결국 헌책으로 샀다. 

  하긴, 한국에서 사업하기도 어려운데 미국에서 안해본 일 하기가 어디 쉽겠는가. 유리장벽은 정말 만만치 않아 보인다.

 

<자연 모방> - 정가 16,000원, 구입가 9,300원(수원시청역점)

: 번역가 자신이 '언어학 수업 교재로도 좋다'고 추천하길래 별 생각 없이 샀다. 1년 전 더쇼룸에서 열린 <서왕모의 강림> 낭독회 때 실제로 노승영 번역가를 본 게 자랑이다.

 

<맛있는 코리아> - 정가 15,800원, 구입가 8,800원(가로수길점)

: "그래서, 이번 음식 여행에서 어디를 갈 건가요?"

  "갈 수 있다면 어디든요. 하지만 대구는 안 갈 거예요. 대구는 음식이 아주 형편없다고 들었어요."

  "난 대구에서 태어났어요."

  "미안해요. 위로가 될지 모르지만, 대전 음식이 더 형편없다고 들었어요."

  "아버지가 대전 출신이에요."

  트위터에서 이런 인용을 보고도 이 책을 안 살 수는 없었다.

  사실은 한식을 먹고 싶어서 한국에 영어교사로 와, 나보다도 다양한 각지의 음식을 먹어본 영국인에게도 홍어는 통곡의 벽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식감이 안 맞아 널리 퍼지지 않을 거라던 떡도 요즘은 잘들 먹는다던데 과연 어떨까?

 

Posted by TUNC AU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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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지막 학기이자 논문학기다. 야간대학원에 온 직장인이라면 십중팔구 백중구십구는 논문을 처음 써보는 사람이겠지만, '그래서 실무적으로는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가' 하는 물음에 대해서 친절하고 자세한 문답이나 안내가 학교 차원에서 제공되지는 않는다. 일반대학원 소속이라면 랩에 소속되어 있을 테니 선배의 지도편달(채찍 편鞭, 매질할 달撻 임을 다시 강조해 둔다)에 따르면 될 일이나, 특수대학원에는 그런 것도 없으므로 원우회 차원에서 선배가 공유하는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지난 학기에 졸업한 선배가 공유한 타임라인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나와 졸업학기가 다르므로 여기에 6개월을 더했다.

1. 교수에게 지도교수 배정 요청(이메일) : 12/30

2. 지도교수 배정 신청 공지 : 1/6 (이후 논문 및 워크샵 인원과 배정 현황 확정되어 공지됨)

(* 수강신청 : 2/15~18. 이건 그냥 일정대로 하면 됨)

3. 논문계획서 제출 : ~2/19

 - 3.1 첫 미팅 : 1/19

 - 3.2 두번째 미팅 : 2/23

 - 3.3 세번째 미팅 : 4월말

4. 논문 초고 및 제출승인서 제출 : ~5/27

5. 논문 심사비 입금 및 심사(6/15~16)

6. 논문 수정 및 지도교수 확인, 논문 인준서 수령

7. 논문 온라인/실물 제출(~7/1)

 

항목별로 내가 실제 진행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2. 지도교수 배정 및 신청

위 사례를 보면 분명 배정 신청 공지나 배정 요청을 학기 종료 후에 진행했다. 그래서 마음을 놓고 마지막 기말고사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6/3에 배정신청(~6/30) 공지가 떴다. 지도교수와 대상 기법은 마음 속으로 미리 정해두었지만 이 기법을 어떤 분야에 적용할 것이냐는 기말고사 종료 후에 찬찬히 생각하려 했던 계획이 완전히 어그러졌다. 교수 인당 지도 학생 수가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그리고 뭐 대단한 선발 기준이 있다기보다는 선착순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합리적 추정)에 마음은 더 급해지고...

그래도 일단 닥친 것부터 쳐내고, 3일만에 대충 논문계획서 초안을 작성하여 6/20에 희망 지도교수님께 보냈다. 답장은 하루만에 왔다. 원래 논문 지도교수 배정신청서는 방문하여 사인 받고 행정실에 제출했던 듯하나, 코로나19 뉴노멀-_-에 따라 발송-교수님 출력 후 사인, 스캔하여 답장-행정실로 답메일 포워딩으로 진행했다. 그 후로도 웬만한 서류는 메일로 진행했다.

 

3. 미팅, 논문계획서

8/30에 제출절차 공지가 떳다. 9/9까지 논문계획서 제출, 11/25까지 논문 초고 제출. 그러나 지도교수님과 미팅 등 진행을 하려면 회의자료는 필요하겠기에, 양식에 맞춘 계획서 초안을 작성해서 지도교수 배정신청을 하고 승인받았다는 내용은 위에 쓴 그대로다.

 

3.0 논문계획 보강 : 6/30

선착순을 통과하기 위해 양식만 대충 맞췄던 계획서를 조금 더 보강하고, 또 첫 미팅 날짜를 잡기 위하여 메일을 다시 보냈다. 이번에는 주제에 대하여 매우 정중한 어조로, '다년간에 걸쳐 대기업이나 가능할 국책과제 같은 주제 말고 범위를 매우 좁혀라'라는 요지의 날카로운 피드백을 주셨다. 당시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느꼈지만, 돌이켜 생각하건대 이때 주제를 안 좁혔으면 이번 학기 졸업은 불가능했다. 앞으로도 공통되는 이야기지만, 원생이 교수를 귀찮게 하면 할수록 얻어가는 것은 많다. 

 

3.1 첫 미팅(대면) : 7/12

논문 심사 전까지 유일하게 방문하여 대면 미팅을 한 날짜다. 한 시간 정도 진행되었다.

* 주제 : '강화학습을 활용하고 싶다. 일단 초안은 투자에 적용하는 것으로 작성했지만, 예전에도 시도해 봤는데 유의미한 성과는 없더라. 그래서 다른 주제를 추천하시면 한 학기를 더 다녀서라도 그 주제로 쓰겠다'고 하면 어떻겠냐는 내 질문에, 교수 친구는 '나 같으면 크게 환영한다'고 했다. 그러나 지도교수님은 '석사논문에 굳이? 혹시 생각하는 주제는 있는지?' 라는 반응이었고, 나도 딱히 대안은 없었다. 알고 보니 이미 일반대학원 지도학생 중 강화학습 투자를 연구하는 사람이 있었던 모양으로, 해당 주제에 대해 생각보다 자세한 피드백을 주신 데는 그런 배경이 있었다.

 

여기까지가 본격 진행 전, '논문으로 졸업하겠다!' 행정절차 확정

Posted by TUNC AU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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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살펴본 논문 졸업 성공/실패 숫자는 2학기 이상에 걸쳐 논문 학기를 보내고 졸업하거나 결국 실패하는 경우도 중복해서 세기 때문에, 실제 논문 시도 및 실패하는 학생 수는 중복해서 센 결과다. 또 2학기 이상 논문학기를 보내는 경우, 지도교수가 유지되는 경우도 있지만 바뀌는 경우도 있는 등 여러 가지 케이스를 확인했다. 몇 가지 토픽으로 살펴본다. 앞서와 동일한 기간에, 앞서와 동일하게 공개된 자료로만 분석했다.

 

* 논문지도 총수 다수 부문 : 아래 세 명이 해당 기간 중 총 10건 이상을 기록했고, 그 후로는 6건 이하다.

 

- P1교수 : 논문지도 총 18건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이 중 한 학기만에 졸업한 경우는 12건이고, 4건은 학생 2인을 2학기에 걸쳐 담당한 끝에 결국 졸업했으며, 2건은 학생 1인이 2학기에 걸쳐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 즉 학생별로 보면 15명 중 12명은 1학기만에, 2명은 2학기만에 졸업했고, 1명은 2학기 동안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즉 1차 성공률 80%, 최종 성공률 93%.

 

- K1교수 : 논문지도 총 11건으로 2위를 기록했다. 이 중 8명이 한 학기만에 졸업했고, 1명은 2학기만에 졸업한 것으로 추정되며*, 2명은 한 학기만 시도하고 실패했다. 즉 1차 성공률 73%, 최종 성공률 81%.

 * 첫 번째 학기에 배정은 됐지만 심사 명단에 없고, 두 번째 학기에도 배정 및 심사 명단에 없으나 두 번째 학기 졸업논문 목록에는 존재한다. 아마 두 번째 학기에 별도 심사 대상이 된 것 아닌가 한다.

 

- P2교수 : 논문지도 총 10건으로 3위를 기록했다. 이 중 7명이 한 학기만에 졸업했고*, 1명은 자료에 잡히는 한 유일하게 3학기만에 졸업했는데, 첫 번째 학기 실패 후 지도교수를 바꾸고 2학기를 소요한 특이 케이스다. (최장기간 소요 학생 기록 부문으로 시상한다) 이 외 1명은 지난 학기에 졸업하지 않고 이번에 두 번째 학기를 진행했으며, 이번 심사 명단에 포함되었으니 아마도 통과될 듯 하다. 즉 1차 성공률 70%, 최종 성공률 100%(추정). 

* 사실 이 중 최소한 한 명이 2학기 동안 논문을 준비한 사실을 별도 출처를 통해 안다. 다만 이 학생은 첫 학기에 배정 및 심사일정에서 빠져 있어, 처음부터 큰 목표를 위해 별도 관리가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공개 자료만으로는 이런 내용을 잡아내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참고) 이 교수님은 수업시간에 "논문 쓰겠다고 해 놓고 공부 안 하시는 분들 계시는데, 열심히 안 할 거면 논문 시도하지 마세요"라고 말씀하셨다. 결과와 비교해 보면, 공부 안 하는 사람도 포기하지 않고 후드려 패서라도 사람을 만들어 결국 졸업을 시키시는 듯하다.

 

 

* 논문지도 한 학기 다수 부문 : 아래 중 세 명이 한 학기 5명 지도 기록으로 공동 1위를 기록했고, 한 명이 대상기간 외인 22.2학기에 또 5명을 지도했다.

 

- P1교수 : 위 총수 1위와 동일인이다. 당시 5명 모두 통과했다. 다만 이 중 2명은 지난 학기부터 지도한 학생이다.

 

- K1교수 : 위 총수 2위와 동일인이다. 당시 5명 중 3명이 한 학기만에 통과했고, 1명은 그 다음 학기에 통과 추정되며, 1명은 실패했다. 

 

- O교수 : 당시 2명이 한 학기만에 통과했고, 1명은 그 다음 학기에 통과 추정되며, 2명은 다음 학기에 지도교수를 변경했다. 참고로 이 전학기에도 1명을 지도했다가 결국 통과 실패했다. 다만 이분을 지도교수로 신청할까봐 두려워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교수진 명단에 없는 것을 보니, 아마 5명 지도 학기를 마지막으로 은퇴하신 듯하다. 2명의 지도교수 변경도 이에 따른 결과인 듯하다.

 

- S1교수 :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22.2학기 5명 지도에 빛난다. 원래 지도학생은 3명 제한인데, 뒤늦게 컨택하고 '교수님 아니면 안된다'고 읍소하여 두 명을 더 맡게 되었다고 한다. 지난 학기에는 3명 모두 한 학기만에 통과했으나, 이번 학기에는 5명 중 1명이 심사 명단에 없다.

 

이렇게 보면, 지도 학생이 많더라도 딱히 원래 통과율과 큰 차이는 없는 듯하다.

 

 

* 논문 최종실패율 부문 : 아무래도 모수가 작을수록 왜곡이 커진다는 한계는 있으니 재미로만 보면 되겠다.

 

- K2교수 : 2회 지도, 2회 실패. 실패율 100%. 다만 이번 학기에 드디어 1명이 심사 대상에 올랐으니 성공한 것으로 보여, 실패율이 67%로 낮아질 전망이다(...) 23.1학기에도 1명 배정되어, 이번에도 성공하면 실패율이 다시 50%로 낮아질 것이다(...)

 

- O교수 : 한 학기 다수 지도 공동 1위와 동일인이다. 6명 지도, 2명 성공. 실패율 67%. 은퇴 추정으로, 이후 비율 변동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 S2교수 : 2회 지도, 1회 실패. 실패율 50%. 다만 이번 학기 지도학생 1명이 심사 대상에 올랐으니 성공 추정이며, 실패율이 33%로 낮아질 듯하다.

 

 

* 논문 100% 성공 부문 : 참고로 정식 조사기간이 아닌 이번 학기 추정 결과도 추가 반영했고, 모수가 1인 3개 케이스는 제외했다.

- 한 학기만에 성공 100% : K3교수(2/2 -> 4/4)

  (K4교수(2/2 -> 2/3), S1교수(3/3 -> 7/8)는 지난 학기까지 100%였지만, 이번 학기에 1명씩 실패 추정된다)

- 결국은 성공 100% : K3교수 외에, P2교수(8/8 -> 9/9, 위 내용 참조), S3교수(4/4. 이 중 한 명은 2학기에 걸쳐 성공. 다만 이 교수님은 이제 논문지도를 안 하신다)

 

 

그래서, 지도교수 선택은 성공률과 직결되는가?

교수 별 논문지도 총수(X축)와 1회차 성공률(Y축) 분포

 

교수 별 논문지도 총수(X축)와 최종 성공률(Y축 분포)

지도 건수가 적으면 100%, 0%의 극단치가 보이지만, 지도 건수가 쌓일수록 1회차 성공률은 대략 70~80%, 최종 성공률은 90% 이상으로 수렴하는 듯한 모양이 보인다.

물론, 그 정도 성공률이 예상되지 않는 교수는 학생들이 미리 눈치를 채고 더 이상 배정 신청을 하지 않아 모수 자체가 늘어나지 않는다고 볼 여지도 크다...라고 한다면 옳은 결론일까? 그러려면 성사율을 지도교수가 좌우한다는 가정을 해야 하는데, 내 경험으로는 최소한 특수대학원의 경우 학생 본인의 상황과 의지가 훨씬 더 크게 좌우한다고 본다. 이에 대해서는 논문학기 내용에 추가하자.

 

그래서 결론 : 지도교수와 논문졸업 성사율 분석은 사실 별 의미 없고, 재미로만 봐야 한다. 실컷 써 놓고 김빠지는 결론이지만, 시험기간에는 별게 다 재밌듯 그 정신없는 논문 막바지에 이런 자료나 정리해 놓고 아까워서 이제서 정리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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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정보통신대학원은 4학기까지 수업을 학기당 3개씩 듣고, 5학기에 세 가지 졸업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1. 논문을 쓴다.

2. 과제별워크샵을 하고, 과목 1개를 추가로 듣는다.

3. 이제까지 그랬듯 과목 3개를 듣는다.

 

가장 쉽게 갈 수 있는 길은 한 학기 수업을 더 듣는 3번일 듯하고, 가장 생소한 길은 논문을 쓰는 1번일 듯하며, 2번 워크샵은 안 해봐서 잘 모르겠으나 노력과 성과가 좀 어중간해 보이는데, 그래도 꾸준히 선택하는 사람이 있는 것은 뭔가 장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 졸업자들 중 각각의 경로를 선택하는 비율은 어떻게 될 것이고, 또 그 위험은(특히 논문의 위험일 것이다) 어떠할까? 이 의문을 뒤늦게 풀기 위해 홈페이지에 공시된 자료만으로 분석해 보았다.

 

1.  자료의 범위

정통대에서는 매 학기 초마다 논문과 과제별워크샵 신청 인원별로 지도교수를 공지하고, 후반이 되면 논문 심사 일정을 공지하며, 학기 종료 후에는 논문 목록을 게시한다. 또 학기별 신입생과 졸업생 수를 올리는데, 각각의 자료가 완전하게, 또는 추정가능하게* 공시된 기간은 최신 졸업 완료 시점인 22년 1학기부터 19년 2학기까지 총 6학기다. 이 기간을 분석 대상으로 정한다.

 

* 20년 2학기 논문심사 명단은 누락되어 있다. 다만 최종 논문 수는 3건이고, 다른 기간 자료를 보면 심사 날짜까지 잡혔는데 최종 논문 집계에서 빠진 건(=심사에서 부결이 났을 수도(ㄷㄷㄷ), 심사 당일에 피치 못할 일정이 생겼을 수도)은 해당 기간 심사 대상인 75건 중 1건에 불과하여, 해당 기간의 심사 건도 최종 논문 수와 동일한 3건으로 추정했다.

 

 

2. 졸업자 수 및 논문/워크샵/수업 졸업 비율 정리

* 설명 및 주요 가정

  - '대응입학자'란, 각 학기 졸업자에 대응하는 4학기 전 입학자다. 즉 휴학 없이 5학기만에 졸업함을 가정할 때 졸업률을 구하기 위한 숫자인데, 물론 휴학 후 복학하고 결국 졸업하는 인원이 있을 것이나 공시 자료만으로는 추적이 어려우므로 복학하는 인원과 휴학하는 인원이 상쇄된다고 가정한다.

  - 논문 졸업 희망자의 해당 학기 졸업 실패율은 추적하기가 비교적 쉬우나, 워크샵 졸업자의 실패율은 공시되지 않으므로 추적하기 어렵다. 하지만 구조 상 그런 경우는 비교적 드물 것이므로, 워크샵 배정자는 해당 학기에 100% 졸업 성공한다고 가정한다.

  - 수업 졸업 추정자 수는 (졸업자 - 논문최종성공자 - 워크샵배정자)다.

  - 졸업비중의 분모는 (졸업자 + 논문실패자)다. 이에 따라, 졸업비중 상 (논문(신청)+워크샵+수업)=100%지만 (논문(성공)+워크샵+수업)≠100%일 수 있다. 전 학기 논문실패자가 다음 학기에 다른 방식으로 졸업할 가능성이 높으니 분모를 추가 조정할 필요도 있지만, 계산은 생략한다.

 

a. 4명이 입학하면 3명이 졸업한다. 다만 최근 2학기 및 19.2학기 졸업률은 80~90% 수준은 되는데, 20.1학기~21.1학기의 졸업률이 크게 낮다. 동기 카톡방의 사례를 볼 때,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입학했으나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수업 비중 확대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생각한 사람들의 휴학 또는 중도포기 비중이 높았던 듯하다.

 

b. 졸업대상자 중 1/3 정도는 논문 졸업을 고려하고, 워크샵 졸업은 1/6 정도이며, 반 정도는 수업만 더 듣고 졸업한다. 논문 시도 비중이 코로나19 본격화 전인 20.1학기까지는 50%는 되었지만 20.2학기부터 1/4~1/3 수준으로 떨어진다.

 

c. 그러면 논문 시도를 하면 성공률은 얼마나 되느냐 하면, 넷 중 셋은 성공하고 하나는 실패한다. 특히 20.2학기에는 비록 모수가 적기는 해도, 반도 성공하지 못하는 무시무시한 결과를 보였다. 다만 이후로는 가면 갈수록 실패율이 낮아져 22.1학기에는 여섯 명 중 한 명을 빼고는 논문 졸업에 성공하는 비율이다. 특히 심사 일정까지 잡히고 나면 심사장에서 나처럼 험한 꼴은 볼 수 있어도 거의 통과는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말한 대로 한 명, 또는 그 이상의 예외는 있다)

 

 

그래서 소결론은,

1. 요즘 졸업률은 80~90% 정도. (경험 상, 졸업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공부하려는 의지가 부족해도 졸업은 된다)

2. 대략 1/3 정도가 논문 졸업을 신청한다.

3. 요즘은 논문 졸업을 시도한 사람 여섯 중 다섯은 성공한다. 다만 실패율이 낮아지는 추세가 질적 상승에 따른 것인지, 기준 완화에 따른 것인지는 모르겠다.

 

 

다음 기회에는 논문 졸업에 대하여 케이스 별로 좀 더 상세히 (그러나 익명화하여)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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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기에는 수강 실패했거나 수강하고 싶었지만 못한 과목이 없다. 수강해 볼만한 과목은 다 수강했고 아닌 과목은 결국 안할 과목이라서. 들을 만한 과목이 한정되었다는 아쉬움이 큰 학기였는데, 안타깝게도 그 다음 논문학기에 갑자기 '패턴인식', '시계열 자료 분석과 예측', '인공지능 확률통계' 등 재미있어 보이는 과목이 대거 새로 개설되었다. 논문 말고 그냥 수업 한 학기 더 듣고 졸업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다음은 수강한 과목.

 

1. 자연언어처리 - 수 20:10~21:40

지난 학기 수강 실패하고 결국 수강하게 된 과목. 첫 학기에 들었던 '대화형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음향모델-언어모델-디코딩네트워크까지 넓은 범위를 다룬다면 이 과목은 언어모델에 집중한다. 평가는 지난 학기까지 중간고사-기말고사였다고 하는데, 이번 학기에는 중간고사 + 기말 리포트였다. 말로 백번 해 봤자 실습을 해 보지 않으면 말짱 꽝이라는 교수의 지론에 따른 것으로, 아래에서 다시 말하듯 어려웠지만 성취감은 있다. 물론 지금 와 생각해 보면 공부했던 기억은 휘발성이라 머리에 남은 것은 없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언어모델 발전사를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보아하니 전반기에 배우는 언어모델은 매우 전통적인 모델인 듯하고, 후반기에 들어서는 DNN, BERT 등까지 커버한다. 처음 강의계획서를 보고는 첫학기에 배운 걸로 때우는 매우 편한 과목이 될 줄 알았으나, 범위가 좁아지면 깊이가 깊어진다는 깨달음을 다시금 얻게 되었다. 특히 기말 리포트는 관련 논문 여럿을 찾아 정리하고, 가능하면 그 중 하나를 구현 실습까지 하여 결과를 적어내는 것인데, 주제 잡는 데까지가 오래 걸리고 또 실습 하는데도 Keras에만 어느 정도 익숙했던 나로서는 관련 모델이 대부분 요즘 대세인 PyTorch로 제공되는 상황에서 적절한 소스를 구하는 데 시간이 또 소모되어 데드라인 일주일 전까지 잠이 부족했다.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그 덕분에 PyTorch에 조금 더 익숙해졌고, 집컴의 GTX1070으로는 이제 어림도 없는 언어모델의 크기 때문에 Colab을 강제로 쓰게 되어 사용 경험이 생긴 덕분에 다음 학기 논문 쓰는 데 결과적으로 도움이 되었다.

 

 

2. 사물 인터넷 - 화 18:30~20:00

더이상 듣고 싶은 전공 과목이 없는 상황에서 들은 타과 과목 1. 다만 선택한 이유라면, 회계법인 시절에 특정 무선통신 기술 관련 무형자산 평가를 하며 상당히 무리한(5년 간 매출이 매년 두 배씩 는다는~늘어야만 한다는) 가정을 한 적이 있었는데 과연 지금 무선통신 시장은 어떻게 되었는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현대인으로서 통신 기술의 기본은 한 번쯤 배워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에 선택하게 되었다. 평가는 중간+기말에, 리포트가 세 번 있었다. (리포트의 요구 수준이 높지는 않지만 좀 많다는 생각은 든다)

결론적으로 관련 상식을 어느 정도 넓고 깊게 알게 되는 수업이라 기대에 부응했다. 어떻게 보면, 비전공자로서는 단순 암기과목이 되어 대학원 수업으로 들을 것까지는 없지 않나 싶기도 하다.

 

 

3. 윈도우 포렌직 - 화 20:10~21:40

더이상 듣고 싶은 전공 과목이 없는 상황에서 들은 타과 과목 2. 선택한 이유는, 포렌직이라는 과목명이 멋있어 보여서. 마치 이 과목을 듣고 나면 해킹 내지 방어를 할 수 있을 듯한 망상이 들었다. 평가는 중간+기말고사에, 발표과제가 하나 있다. 

- 중간 및 기말고사 : 아마 오픈북에 준하는 방식이었던 듯하고, 수업시간에 다뤘던 포렌식 기법을 실제로 수행하여 결과를 워드/한글에 정리하여 제출하는 문제도 꽤 나왔던 듯하다. 추측성 표현을 쓴 이유는, 작성한 답안을 메일로 제출할 때 답안 파일에 암호를 걸어야 하는데 지금 열어보려니 암호가 기억나지 않아서다. 정말 하찮은 기억력에, 이를 보충하지 못하는 근면함에 감탄했다.

- 과제 : 수업시간에 다루지 않은 포렌식의 분야에 대하여 PPT를 작성하여 제출하는 것이 기본이고, 이를 10분 정도 분량으로 발표하는 내용을 녹화하여 제출하면 가산점이다. 중간고사에 변별력이 없어보여, 이를 보충할 가산점에 눈이 먼 나머지 발표 녹화본을 제출한 사람이 나를 포함해서 반 이상인 듯하다. 그래도 회계사라고 회계 포렌식을 선정했지만, 회계사임에도 (대부분) 전혀 몰랐던 내용을 정리해서 발표까지 녹화하고 나니, 정말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과 연계성이 없구나 하는 깨달음이 왔지만 어쨌든 성적은 잘 받았다.

 

 

이리하여 4학기에 걸친 수업이 끝났다. 선택에 따라 5학기에도 수업만 듣고 졸업할 수 있지만, 나는 논문을 써 보고 싶었기에 2022년 6월부터 수라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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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수강 실패했거나 수강하고 싶었지만 못한 과목부터.

 

1. 자연언어처리 - 월 18:30~20:00

역시 데이터사이언스 전공자라면 안 듣고 졸업하기 섭섭한 제목의 강의다. 섭섭하지 않기 위하여 1순위로 정해 두었으나 3학기나 되었는데도 클릭 실패로 추가 신청 메일을 보냈는데, 다음 학기에도 개설되니 그때 수강하도록 하라는 답을 받았다. 그리하여 공간정보처리시스템을 대체 수강하고, 이 과목은 실제로 다음 학기에 듣게 되었다.

 

 

그 다음은 수강한 과목.

 

1. 머신러닝II - 화 20:10~21:40

써야 할 말은 머신러닝I에서 다 써서 덧붙일 말이 많지 않다. 내용은 적당히 어려운 부분까지도 가지만 강의는 부드럽고 시험은 쉽다. 지난 학기에 쓴맛을 본 경험으로 사칙연산 급의 준비를 열심히 해서 더 이상 충격은 없었다.

 

2. 공간정보처리시스템 - 수 18:30~20:00

아무리 봐도 '자연언어처리'의 빈 공간을 채울 과목이 이것밖에 없어 보였다. 생각지도 않게 같은 교수 과목을 두 번째로 듣게 되었다. 주제는 일반적 Database와 대비되는 Spatial Database로, 평가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학부 수준에서 비슷한 과목이 개설되는지 모르겠다. 내용은 생소해서 재미있었고, 수준은 복습만 하면 따라가기 어렵지 않으며, 시험 수준도 그러하다. 강의 분위기도 지난 학기에 이어 적응이 되어서 뭐 그러려니 해서 그런지 오히려 임팩트가 없어 심심했다는 느낌이 든다.

 

3. 네트워크와 인공지능 - 화 18:30~20:00

전공소속(사물인터넷)과 과목명만 보고 이건 뭐 내가 들을 건 아니군, 제끼더라도 뭔지 강의계획서나 보고 제낄까 하며 조회했다가 내용에 경악하고 0순위로 수강신청한 과목이다. 바로 그 지옥에 가서라도 건져와야 할 좌완 파이어볼러... 가 아니라 강화학습 수업이었던 것이다! 정말 네이밍 센스에 크나큰 결함이 있었다고 생각하고, 그 덕분에 수강 인원도 다 차지 않은 것으로 기억난다. 결국 정의는 살아있기 때문에 22년 2학기에는 '강화학습의 기초'라는 과목명으로 개설되었으며 그 덕분에? 때문에? 수강생도 보아하니 대폭 추가 신청을 받으신 듯하다. 평가는 중간고사, 기말고사에 실습과제가 한 번 있었다.

역시 안 듣고 졸업하면 섭섭할 과목. 각 주제별로 수학적 접근에 구현 코드까지 상세하게 설명이 들어가고, 일부는 수업시간에 간략하게나마 유도 도출까지 들어가는 등 깊이도 만족스러웠다. 강의계획서 상 주교재는 서튼 책 등이지만, 이런 교재가 강의자료 이상으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수학적 깊이가 있다는 얘기는, 이미 '소셜 네트워크' 수업에서 있었듯 불만세력의 준동으로 이어진다는 얘기기도 하다. 어느 날 수업에서 교수님은 수강생이 수학 너무 어렵다는 메일을 받았다면서, 조금 당황했다는 어조로도 '그런데 강화학습 배우면 이 정도 수학은 기본으로 다뤄야 하기는 하다'고 의외로 강경하게 진압하셨다. 그리고 지난 번에 침묵했던 경험을 한 나는, 이미 졸업을 논문으로 하기로 마음먹고 주제는 뭐가 됐든 강화학습으로 하기로 생각해 둔 상태라, 때는 이때다 하고 교수님께 '수학 불만세력은 언제나 존재하지만, 아무리 야간대학원이라도 대학원에서 데이터사이언스 하면서 수학 싫다는 게 말이 되느냐, 저를 비롯하여 침묵하는 다수는 수학을 원한다'는 사심 가득한 메일을 보냈다. 그래서 정말 논문 지도교수 신청에 도움이 되었느냐 하면 그건 모를 일이지만. (안 되었다든가 역효과가 났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러지 않았어도 원활히 성사되었을 것 같다는 의미다. 그 내용은 나중에 다시.)

 

 

이 외 전공 외 과목은 전공 듣기에도 여유가 없으니 논외로 하고, 전공 과목 중에서는 이미 지난 학기까지 후보에서 제외한 과목(이미 너무 많아서 선택의 폭이 좁다)을 제외하고 아래와 같은 이유로 듣지 않았다.

 * 딥러닝 기초 - 첫 학기에 개설되었다면 들었을 텐데(담당 교수의 논문 작성법 온라인 강의를 듣기도 했다), 제목과 강의계획서만 봐도 머신러닝I, II 같은 과목과 겹쳐 보인다. 강의명이 '아주 어려워서 3학기는 되어야 이해가 가능한 딥러닝' 이었으면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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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수강 실패했거나 수강하고 싶었지만 못한 과목부터.

 

1. 인공지능을 위한 수학 - 화 18:30~20:00

첫학기 마친 후 강의 수요조사에 대학원 수준의 데이터사이언스 학습에 필요한 수학, 통계학 과목이 필요하다고 답하긴 했다. 이건 본 학기 과목도 아니고 합격자 대상으로 필요하다면 예비수업을 해야 할 과목이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하니 뒤늦게나마 개설해야 한다고 한 것인데 진짜 개설이 됐다. 그러나 지난 학기에 수강하지 못했기에 이번 학기에 수강해야 했던 머신러닝I과 시간이 겹치는 바람에 결국 (나때문에 개설되었을 지도 모를 과목을) 수강하지 못했고, 그 다음학기부터는 개설이 안돼서 결국 못 들었음. 개설 신청해 놓고 정작 내가 못 들어서 사죄한다.

(강의 후기를 보니 생각보다 수준이 높아서 불만들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 정도로 나를 화끈하게 불태워 줄 과목이 필요했는데 아쉽게 됐다. (수강 안해서 하는 말))

 

 

그 다음은 수강한 과목.

 

1. 머신러닝I - 화 18:30~20:00

특이하게, 타교 소속 통계학 교수가 진행하는 수업이다. 오일석 저 <기계 학습>을 주교재로 선형대수, 확률통계, backpropagation을 포함한 인공신경망 기본이론을 다루는 내용만 봐도 알듯 정말 첫학기에 (위에서도 말했지만 최선은 예비수강과목으로) 들어야 했던 내용이다. 교재도 내용 자체가 엄청나게 깊지는 않아도 또 지나치게 얕지도 않고, 다루는 범위도 적당히 넓어 기본서로 사용하기에 적합해 보이는데, 수업은 직장인 대상이라는 것을 수업시간에도 강조하듯이 ('수포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할테니 안심하라'는 말씀을 정말 하심. 아니 애초에 수포자가(갱생의 의지가 없는 사람 한정)  데이터사이언스를 전공하러 와도 되는 것인가...) 차근차근 친근하게 진행된다.

평가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인데, 사이버캠퍼스를 이용한 정답제출이 아니라 손으로 푼 유도과정을 모두 포함한 답지를 스캔해서 메일로 보내는 방식이었다. 시험 수준은 아주 평이하고 오픈북이기까지 해서, 시험범위 안 기본서의 계산 문제를 대충 한 번 풀어보면 당연히 다 맞아야 하는 정도다.

그러면 나는 다 맞았느냐 하면... 기말고사에서 머리가 굳어 안 움직이는 경험을 하고 며칠을 실의에 빠져 지내게 되는데... 비유하자면 4 * (5 + 2) 를 계산하라는 문제에 계산기로 4 * 5 + 2를 입력하고 '어? 왜 답이 다르지?' 하고 당황하며 30분 동안 10번을 다시 똑같은 실수를 하다 결국 22를 제출하고, 시험이 끝나고 나서야 괄호의 존재를 기억해 내는 황당한 사건을 겪은 것이다. 심지어 오픈북이니, 마음을 가라앉히고 해당 부분 예제를 5분에 걸쳐 한 번 풀어보기만 했어도 답을 내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을 텐데. 이건 슬슬 나이 탓을 하며 자책을 덜고 욕심을 내려놓는 기회로 삼아야 하는 건지, 아니면 삶의 자세를 재점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지 모르겠다. 그리하여 성적은 모든 학기 통틀어 가장 낮게 나왔으나, 각오했던 데 비하면 황당하게 높게 나왔다. 이 영광을 상대평가제와, 공부 안하는 원우들께 돌린다.

 

 

2. 영상인식시스템 - 월 18:30~20:00

24대 원우회장이자 SCI 논문에 빛나는 윤모 선배가 극찬하는 교수(윤 선배의 졸업논문 지도교수) 담당 수업이다. 말 그대로 CNN 기법 등에 따른 영상처리를 다루는 수업으로, 전공자로서 안 듣고 졸업하면 섭섭할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평가는 중간고사, 기말고사.

수업은 자체 PPT로 진행되고 참고문헌은 <Digital Image Processing>이지만 책 없어도 수업에 문제 없다는 것이 교수의 주장이다. 그런데 이 과목 중간고사 2주 전까지 수업 내용이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아서 성적 걱정에 밤을 샐 정도였다면 물론 조금 과장이지만, 그렇게 큰 과장도 아니다. 수업 내용을 충실히 따라가고 다시 써가며 복습까지 했는데 뭔가 손에 잡히고 머리에 남는 구체적 내용이 없는 느낌... 참고문헌도 구해 봤지만 마찬가지... 막막한 마음으로 도움이 될 자료를 찾아 학교 도서관을 뒤지다 결국 찾아낸 책이 (또) 오일석* 저 <컴퓨터 비전>이었다. 감히 말하건대 이 과목 교과서는 이 책으로 하고, 이 책 예제로 실습과제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손으로 실습해 보니 이제야 내용이 머리에 들어왔다.

 

* 동 저자의 <기계 학습>은 이미 머신러닝I, II 주교재고, 2022년 2학기에 개설된 '패턴 인식' 과목의 주교재 저자도 동 저자다. 이 정도면 데이터사이언스 분야 기본서 저자로 이름이 올라온 책은 펼칠 것도 없이 사면 되지 않나 싶다. 

 

 

3. 소셜 미디어 데이터 분석 - 수 18:30~20:00

첫 학기에 들은 '소셜 네트워크 이론과 응용'과 이름이 비슷하길래 내용이 중복되는 것 아닌가 했으나, 강의계획서를 보니 일부만 겹치는 내용으로 보였다. 실제로도 그러했는데, 일부나마 겹친 것은 '소셜 네트워크 이론과 응용'이 워낙 여러 주제를 다루다 보니 벌어진 일이다. 평가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다루는 내용의 핵심은 그래프 이론으로, '대화형 사용자 인터페이스'에서 오토마타가 그러했듯 이산수학을 배운 전공자라면 더욱 쉽게 진입할 듯하다. 거기서 끝나지는 않고, 하반기에는 네트워크 모델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룬다. 강의 주제로는 꽤 재미있는 내용이었다.

다만 교수의 태도는 불만이었다. 질문에 대한 답변 말투, '뭐 이 부분은 일반대학원 학생이라면 유도까지 시키겠지만 야간대학원에서까지 그러고 싶지는 않다'는 괜한 발언*, 특히 본인 사정으로 학교에서 정한 종강일을 넘어 기말고사 날짜를 지정한 데 대하여 학생이 항의하니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 그래서 지금 양해를 구하고 있지 않느냐' 라는 답변** 등. 돌이켜 생각해도 강의 주제와 내용이 나쁘지 않았는데 (그리고 물론 성적도 좋았음에도) 동일 교수 강의는 가급적 수강을 재고해봐야겠다는 의미없는*** 다짐을 했다. 그리고 다음학기에 '공간정보처리시스템'을 수강함으로써, 내가 유일하게 두 과목을 배운 교수가 되었다. 결국 배움 자체가 중요하다는 결론이 된 듯하다.

 

* 틀린 말은 아니고, 또 실제로 차별 없이 시켰으면 그 결과 일부 세력의 민란이 일어났을 일이기는 하다. 굳이 할 필요가 없는 말이었다는 뜻.

** 이 과목이었는지, 다음 학기 동일 교수 강의 '공간정보처리시스템' 과목이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둘 중 하나는 확실하다. 여기에 써 둔다.

*** 애초에 한 교수가 두 과목 이상 담당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이 외에는

- 전공 외 과목이거나(이 중 '윈도우 포렌직', '사물 인터넷'은 결국 나중에 듣게 된다)

- 전공 중에서도 듣고 싶은 생각이 없는 과목이라 패스

  * '파이썬 머신러닝'은 대학원 수업으로 듣기보다는 혼자 해 보면 될 머신러닝 실습 과목 같음

  * '텐서플로우 활용기초'도 굳이 대학원 수업으로 들을 필요 없을 듯한 강의계획서

  * '통계기반 데이터 분석'은 첫 학기 '빅데이터 예측분석'과 같은 교수 담당에다 하반기에는 또다시 조별과제고, 상반기에 배울 통계이론은 '빅데이터 예측분석'으로 미루어 보건대 원하는 수준이 아닐 것 같아 패스

  * '빅데이터 컴퓨팅'은 수강 고민을 좀 했는데, 결국 Numpy, Pandas 같은 라이브러리 학습이 반일 듯하여 굳이 수업으로 들을 필요가 적어 보였고 하반기 프로젝트가 조별과제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 결국 수강하지 않기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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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 실패한 과목 먼저.

1. 데이터마이닝(이후 머신러닝I로 명칭 변경) - 화 18:30~20:00 또는 화 20:10~21:40

수업계획서를 보니, 오일석 저 <기계학습>을 주 텍스트북으로 인공신경망 기본을 다루는, 그야말로 비전공자로서 첫 학기에 들어야만 하는 과목이었다. 그러나 오랜만에 겪은 수강신청 클릭경쟁의 폐허에서 건진 것은 아래 가운데 소셜 네트워크 이론과 응용 한 과목이었다. 교수님께 추가 수강 문의를 했으나, 이미 반을 추가했고 다음 학기에도 개설 예정이니 다음 학기에 들으라는 답을 들어 어쩔 수 없이 포기했다. 그리고 이 과목을 제때 듣지 못한 후유증은 다음 학기로도 이어지는데...

 

그 다음은 수강 성공한 과목.

 

1. 대화형 사용자 인터페이스 - 월 20:10~21:40

음향모델-언어모델-디코딩네트워크를 배우는 수업이다..라고 수업계획서에 쓰여 있는데, 재미있어 보이지만 뭘 얼마나 깊이 배우는지는 역시 문외한으로서 예상하기 어려워 1차 신청 목표에서는 제외했던 과목이다. 그러나 데이터마이닝 수강 실패로 결국 수강하게 됨. 평가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수업 초반에 '내가 이걸 한 학기만에 이해할 수 있나' 하는 절망적 회의와, 이해가 가든 안 가든 읽고 정리하고 복습하면 역시 어느 정도는 되더라 하는 하나마나한 결론이 복합된 과목이었다. 돌이켜보면 컴공 출신들이 이산수학에서 배워 알았을 오토마타 개념부터, 마찬가지로 공대생들은 공업수학에서 배웠을 푸리에 변환* 개념 등등, 이럴 줄 알았으면 수강신청을 두번 더 생각했을 난이도였고, 수업 4학기 중 가장 어려운 내용이었다고 해도 될 듯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첫학기 특유의 열정과 지식욕 덕분에 가장 열심히 공부하기도 한 과목이고, 또 의외로 backpropagation을 유일하게 수업시간에 수식 유도해서 배운 과목일 정도로 차근차근 진행되는 수업이라, 두번 더 생각해서라도 결국 신청해서 듣길 잘 한 과목이다.

 

* 그래서 푸리에 변환은 미분방정식 등과 함께, 나중에 혼자서라도 재미로 더 공부할 주제로 설정해 두었는데, 정말 공대생이라면 푸리에 변환은 기본인가? 이 질문을 학부 컴공에 KAIST 공학석사에 빛나는 당시 같은 팀 이과장에게 물어보니 필요한 사람은 하겠지만 전부 그런 건 아니라 한다. 어쨌든 비슷한 전공 선배인 이과장의 말이니 믿기로 한다.

 

 

2. 빅데이터 예측분석 - 화 20:10~21:40

이 과목은 아마 매 학기마다 반복될 현상인 '신입생 첫 수강신청 망함' 구제책으로서 실행된 추가 수요조사에 신청해서 수강하게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수업 전반은 기초 통계, R과 파이썬 코딩 등으로 진도를 나가고, 후반은 빅데이터 사업 제안서를 쓰는 개념의 조별과제다. 중간고사는 보통 개인과제* 제출로 대체되고(일단 중간고사가 좋은지 의견 수렴은 함), 기말고사는 조별과제로 대체된다.

그래서 강의 만족도를 이야기하라면,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다. 전반 강의 내용은 내가 기대했던, 대학원 수업에서 다룰 만한 수준에 미치지 못했고(학부 수업은 들어보지 못했으니 비교하기 어렵지만, 코딩으로 치면 학원에서 가르치는 방식 및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즉 혼자 실습하는 정도 이상으로 자극을 받기가 어렵다), 후반 팀플 주제는 통계나 빅데이터 예측분석의 스킬을 배우거나 실습하는 것 보다는, 기술에 매몰되기 쉬운 수강생들이 사업 관점에서 시장조사, BM, (Adobe XD를 이용한) 앱 시제품 구현 등을 통하여 사업 제안서를 만들고 발표해 보는 데 집중되어 있다. 둘 다 그 자체가 나쁘다기보다는 내가 제목을 보고 기대했던 수업 내용과 크게 동떨어져 있다는 의미에서 실망스러웠다. 조별과제 진행도 원활했고(그야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성인 내지 난 중년, 다른 사람들은 거의 중년들이다보니) 성적도 좋았지만.

 

* 중간 개인과제는 교육부에서 나온 NCS 학습모듈 중 머신러닝 기반 데이터 분석 부분에서, 교재에 나온 R 코드를 모두 작성하여 제출하는 것이 기본이고, 이를 (교재에 없는) 파이썬 코드로 (번역) 작성하여 제출하면 가산점을 받는다. 이거 하느라 한 이틀은 서너시간밖에 못 잔 듯한데, '대체 왜? 뭘 그렇게까지 오래?' 하는 생각이 들지만 뭐 코딩이 원래 그런 거지.

 

 

3. 소셜 네트워크 이론과 응용 - 목 18:30~20:00

일단 이 과목은 데이터사이언스 전공이 아니라 사물인터넷 전공으로 분류되어 있다. 그래서 수강신청을 꺼리는 마음이 조금은 있었고, 거의 모든 데이터사이언스 과목에 신입생 구제책으로 추가 수강인원을 받게 될 때도 이 과목은 결국 만석이 아니었던 듯하다. 평가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그리고 코딩 숙제가 세 번.

그래서 내 평가는... 2년 통틀어 제일 재미있게 들은 과목을 꼽으라면 일단 후보에 넣을 만하다(그리고 결국은 1위로 선정해야 할 듯). <Networked Life>를 주교재로 하고, 책에 나오는 20개 토픽 중 13개를 수업에서 다룬다는 계획이었지만 결국은 6개를 다룬 것으로 기억난다. 대략 적어보자면 구글 광고 경매, 구글 pagerank, 넷플릭스 collaborative filter, 아마존 rating, 위키피디아와 voting system, SNS와 그래프이론, 감염병 모델과 미분방정식 등 다양한 데이터사이언스 사례를 수학 및 코딩으로 풀어내는 과목인데... 지금 적어보니 확실히 광범위한 내용을 다루기는 했구나.

2년 동안 유일하게 대면으로 친 중간고사 때 5분만에(아마도 백지로) 시험지 제출하고 나가는 학생이 있었고, 중간고사 후에 교수님에게 '수학 너무 어렵습니다'라고 항의 메일을 보낸 학생도 있었다 하는데, 그 말을 들을 때는 '나약한 문과놈들 수학 싫으면 가서 MBA나 하시지(MBA 수학 필요한지 아닌지 모르고 하는 위험한 발언)' 하고 속으로만 생각했지만, 이때 경험은 강화학습 수업에서 행동으로 이어진다. 돌이켜보면 수학과 코딩 기초도 전혀 없이 수강한 사람이라면 당황할 만은 한 듯한데, 그렇다 해도 배우려는 의지만 있으면 못 따라갈 수준은 아니다. 그 의지도 뭐 하루에 이것만 서너 시간씩 한 달을 투자해야 한다는 정도도 아니고, 수업시간에 나오는 선형대수 기초 정도?

 

* 이 과목에서 미분방정식을 접하고 '이렇게 (어렵지만) 재미있는 게 있었다니!' 하며 기말고사때도 시험준비를 한답시고 공업수학에서 해당 부분을 풀어보고 있었는데, 가뜩이나 중간고사에서 수학 난이도 항의가 나왔는데 기말고사에서 그런 문제가 나올 리 만무하다는 것은 둘째치고, 아직도 가지고 있는 경제수학 책에서 찾아보니 상당한 분량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 얘기를 들은 (경제학 전공) 친구는 대체 학부 때 뭘 배운 거냐며 한심해 했다. 그러게 나 경제수학 시간에 뭐 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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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오른쪽 두 무더기.

 

<회귀분석> - 정가 25,000원, 구입가 13,700원(우주점)

방통대 1학기에 회귀모형 과목을 공부하다, 한 부분 전개가 이해가 되지 않아 도서관에서 찾은 참고문헌이다. 각 항목 설명이 자세해서 소장하면 좋겠다 싶어 한 권을 샀고, 스캔해서 공부하려 한 권을 또 다른 우주점에서 사서 스캔만 하고 폐기했다. 그렇게까지 자료수집까지는 열심히 했는데, 통념과 달리 책을 사놓기만 한다고 좋은 기가 저절로 머리에 들어오지는 않았기에 성적은 좋지 않았다.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 - 정가 20,000원, 구입가 10,500원(알라딘직배)

할인쿠폰 문제로 직배중고 물건을 찾다가, 그 유명한 까치 출판사 물건에 유명한 책이길래 충동적으로 넣었다.

 

<문명 건설 가이드> - 정가 22,500원, 구입가 13,900원(우주점)

인류 문명을 처음부터 훑어나간다는 주제가 마음에 들어 구하게 되었다. 비슷한 책이 있었던 듯하여 예전 폴더를 뒤져보니 2013년에 <Knowledge>를 리뷰했었는데*, 그 책은 시작점이 아포칼립스이고 이 책은 타임머신이라는 점 정도가 차이이다. 전자책으로도 나와 있어 굳이 실물을 살 필요는 없지만, 혹시나 아이들이 서가에서 보고 참고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에 구입함.

* 2016년에 <지식>으로 출간, 2021년에 <사피엔스가 알아야 할 최소한의 과학 지식>으로 개정 출간되었다 한다. 

 

<데이콘 경진대회 1등 솔루션> - 정가 30,000원, 구입가 27,000원(알라딘 새책수배)

한참 논문 주제 탐색(내지 단순 걱정)할 때 혹시나 도움이 될까 하여 샀던 책이다. 뭐 결국 한 번 들춰보지도 않고 논문도 아무 관계 없는 주제로 썼다. 특이점이라면, 이미 절판인 상태에서 새책 수배 기능을 처음 써 봤다가 성공해 버림. 지금은 알라딘 직배나 우주점 중고는 없고, 개인판매자 매물이 최소 60,000원이라고 한다. 나 한정 자매품으로 <카카오 아레나 데이터 경진대회 1등 노하우>가 있다.

 

<나는 프로그래머다> - 정가 12,800원, 구입가 7,500원(개인판매)

알고리즘 공부를 하다 저자의 <누워서 읽는 알고리즘>과 <누워서 읽는 퍼즐북>을 찾고, 이 책 저 책 수집하다 여기까지 왔다. 시간이 나면 읽어야지 하고 모아둔 옛날 이야기. 이사도 가고 하려면 가능한 한 전자책으로 바꿔야겠다 = 이 책 빼고 5권을 팔아야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전자책이 있는 책은 정말 판매가가 낮구나. 그냥 실물책으로 읽어야겠다. 아.. 처음부터 좀 알아보고 전자책으로 살걸.. 전자책이라는 대안이 있는 실물책은 부동산 점유비용도 높고, 외부 독서 편의성도 낮은데.

 

<평행우주라는 미친 생각은 어떻게 상식이 되었는가> - 정가 14,800원, 구입가 8,000원(알라딘직배)

쿠폰때문에 같이 살 책을 검색하다, 제목을 보고 안 살 수가 없었다. 언제가 되었든 읽겠다. (뜬금없는 다짐)

 

<아즈텍 제국 : 그 영광과 몰락> - 정가 7,000원, 구입가 3,900원(알라딘직배)

<잉카 : 태양신의 후예들> - 정가 6,300원, 구입가 4,400원(우주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성황리에 개최된 <<아스테카>> 전에 어린이들을 몰고 가기 전 예습의 일환으로 + 주변 문명에 대한 확장 견지에서 같이 산 시공디스커버리총서 시리즈다. 결과적으로는 공식 유튜브에서 다같이 배운 내용이 가장 도움이 되었지만, 책에 쓴 돈에 한 점 후회도 없다.

* 특히 첫째가 전시를 재밌게 즐기는 듯하길래, <<메소포타미아 : 저 기록의 땅>>전도 같이 갈건지 물어봤다. "뭐가 나오는데?" "쐐기문자 기록판?" "음.. 그럼 난 별로." 라길래 '아.. 혹시 아스테카 전도 아빠가 좋아할 것 같아 그냥 같이 가 준건가.." 했는데, 예술의전당에서 한 <<이집트 미라전>>은 가고 싶다고 하고 또 재밌게 봤다. 세 번 다 같이 가자고 한 경우보다 마음이 놓인다. 이제 가고 싶다고 하면 정말 가고 싶은 것일 가능성이 높으니까.

 

<왕의 목을 친 남자> - 정가 14,000원, 구입가 7,800원(우주점)

프랑스 혁명기 大(사전적 의미 그대로)망나니인 샤를 앙리 상송 평전. <이노센트>를 본 김에 원작격인 이 책을 샀다.

 

<뜨거운 지구, 역사를 뒤흔들다> - 정가 18,000원, 구입가 9,700원(우주점)

위인은 역사를 바꾸는 주체일까? 아니면 거시적 요소의 변화가 역사를 움직이는 가운데 행운 또는 불운으로 배역을 맡게 될 뿐인 종속물일까? 집단의 성쇠는 걸출한 인물의 등장 여부보다 자신 및 타 집단의 근거지 기후 변화에 따른 영향이 더 크다는 설명이 내겐 더 와닿는다. 그래서 샀는데, 논문학기라 아직 안 읽었다. 개정판도 출간됐지만 어쨌든 이걸 샀으니 이걸로 읽겠다. 그러고보면 브라이언 페이건 책도 이젠 꽤 쌓아뒀다.

 

<바이블 문화 코드> - 정가 14,000원, 구입가 7,200원(우주점)

혹시 번역을 다시 하게 되면 쓸 만한 (그리고 저렴한) 레퍼런스가 될 것 같아 쟁여두었다.

 

<세계의 모든 문양> - 정가 59,000원, 구입가 110,000원(개인판매)

예전 양양박물관에서 십자가-태양새 연결론을 보고, 또 제목은 안 적어 두었다가 결국 박물관에 문의메일까지 보내 알아낸 책이다. (감사의 뜻으로 <금융의 역사> 한 권을 보내드렸다)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 해당 부분을 복사해두기까지 했지만, 역시 언젠가 살 책은 결국 사게 된다. 올해 구입한 헌책 중 최고가이고, 또 가장 (돈)자랑할 만한 책 두 권 중 하나다. 내용의 깊이와 범위로 생각하면 이건 번역 레퍼런스로조차 사용할 일이 없을 듯하지만.

 

<악마와 검푸른 바다 사이에서> - 정가 12,000원, 구입가 48,000원(개인판매)

이건 지난 3년간 대학원도 아니고, 20여년 전 학부때 도서관에서 재밌게 읽었던 책이다. (출간일이 2001년이니 당시만 해도 신간이었겠다) 그 후로도 가끔 생각나던 책인데, 사놓을까 할 때는 이미 절판이었고 가격도 엄청났다는 기억이 난다. 생각나는 가장 최근이 2014년이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그때 그 가격이 한 5만원 정도 했던 듯하니 이번에 산 가격이 조금 싸지기는 했어도 큰 차이가 없네. 이 역시 올해 구입한 헌책 중 가장 (돈)자랑할 만한 책 두 권 중 하나다.

 

<김경일 교수의 갑골문 이야기> - 정가 12,000원, 구입가 6,100원(우주점)

이 역시 20여년 전에 동생이 사온 신간을 읽었던 기억이 나서, 묶음배송 용으로 검색된 김에 샀다. 본가나 동생 집에도 한 권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집은 그 집, 우리 집은 우리 집.

 

<살라미스 해전> - 정가 17,800원, 구입가 8,000원(알라딘직배)

쿠폰 사용용으로 검색하다 찾은 책. 저자 책 중 <트로이 전쟁>을 가지고 있고, <스파르타쿠스 전쟁>은 도서관에서 빌려 어느 일요일 저녁에 카페에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올해 산 책 가운데 논문 수정 마치고 제일 처음 집은 책이다.

 

<고고관> - 정가 12,000원, 구입가 6,900원(알라딘직배)

경주박물관 고고館 소장품 도록. 고고관이란 지금 신라역사관인 듯 하다. 인터넷으로 확인한 표지에 천마총 금관, 관식을 보고 '고고冠'이라고 생각하고 샀는데, 조금만 생각해 봤으면 그럴 리 없다고 깨달았겠지만 뭐 상관없다. 

이 책은 노승영 번역가의 낭독회에 참석하려고 예습용으로 급히 <서왕모의 강림>을 사는 김에 쿠폰 사용용으로 샀다는 의의가 있다. 그 이벤트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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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안그래도 회사 일이 바쁘게 돌아갔던데다, 상반기부터 이중학적에 하반기 졸업논문까지 정신없어 헌책 구입은 별로 없었던 줄 알았다. 오산이었다. 독서가가 아니라 적서가라는 타이틀에 한점 부끄러움이 없다. 욕심내지 말고 나눠 써야겠다.

 

구입 당시 절판본이었던 책만

<사금일기> - 정가 9,000원, 구입가 5,100원(알라딘직배)

작가가 그 후로 어떤 길을 갔든, <도자기>는 서가에 둘 만한 도예 감상 입문서다. <사금일기>는 알라딘 쿠폰 사용 조건때문에 묶음배송에 적당한 직배중고를 찾다가 얻어걸린 행운이다.

 

<알코올병동(실종일기2)> - 정가 15,000원, 구입가 7,000원(우주점, 현재 개인판매 21,000원 이상)

<실종일기>를 2013년에 샀고, 올해는 마사토끼에게 낚여 후속작도 샀다. 작가의 사고방식과 그림체 덕분에 그래 보이지 않지만, 잘 생각해보면 끔찍한 이야기의 연속이다.

 

<문로스트 1, 2> - 정가 18,000원, 구입가 15,000원(개인판매)

<2001 SPACE FANTASIA>, <멸망한 짐승들의 바다> 같은 호시노 유키노부의 작품을 좋아한다.

 

<대리전> - 정가 9,800원, 구입가 5,200원(우주점)

내게 듀나 작품은 김보영에 비해 조금 어렵다. 이야기 안의 도구와 목적이 차지하는 비중 가운데 도구 쪽이 조금 더 높은 반면 설명은 친절하지 않아서 (물론 세계관 내에서 세계관 설명을 하지 않는 것이 이야기 안에서는 자연스럽다) 그런 듯하다. 최근에 <그 겨울 손탁 호텔에서>를 잘 읽고 나니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마음의 지배자> - 정가 14,800원, 구입가 8,300원(알라딘직배)

원사운드가 그린 "묘생만경"을 보았다. 이 책 이후로 작가의 신간은 검색되지 않는다.

 

<여행하지 않은 곳에 대해 말하는 법> - 정가 12,000원, 구입가 22,000원(개인판매)

같은 작가의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을 대충 읽고 내친 김에 산 일종의 시리즈다.

 

<Lolita> - 정가 12,350원, 구입가 11,000원(개인판매)

대역본은 아니고, 영어 원문에 한국어 각주가 달린 책이다. 위 책과 묶음배송으로 샀다. 영어(+여력이 된다면 일어, 중국어도) 원작은 웬만하면 언젠가 원문으로 읽어보는 예비 취미와 관련한 수집의 일환으로 대역본을 쌓아두는데, 적당한 대역본이 없으면 이 정도도 도움이 될 듯해서. 신아사에서 나온 시리즈로, <1984>, <Greate Expectations>, <Oldman and the Sea>, <Animal Farm>, <Great Gatsby>도 같이 쌓아두었다.

 

<나이 들어 외국어라니> - 정가 14,000원, 구입가 7,000원(알라딘직배)

회사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책인데, 내 지향점 또는 타산지석이라는 기념비로서 수집했다고 말해본다. 요약하면, 미국 남성이 노구에 프랑스어를 배우기 시작했다가 심장질환까지 얻으며 실패했지만 인지력 향상 등 얻은 건 있더라 정도.

 

<군사학 논고> - 정가 9,500원, 구입가 4,900원(우주점)

우주점 묶음배송 건을 찾다가 고전이라 샀다는 정도. <손자병법>이 지금도 인기있는 고전인 데는, 수많은 관심이 지금까지 이어지며 좋게 말해 재해석과 나쁘게 말해 견강부회가 계속되며 이름값이 유지되는 선순환-악순환이 지속되기 때문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다. 적어도 한국어로는 그런 흐름이 없이 원전만 비교적 최근에야 번역되어 나온 이 책이 군사사 연구자 아닌 사람에게도 수집 이상의 의미가 있을지.

 

<구도자의 나라> - 정가 8,500원, 구입가 4,300원(우주점)

<예언자의 나라> - 정가 8,500원, 구입가 4,200원(개인판매)

예전에 샀던 <군자의 나라>를 몇 장 들춰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지뢰찾기조차 재미있어지는 바쁠 때 특유의 시리즈 수집 취미욕 발동으로 충동구매 한 것 같다. 아무 의미 없는 것은 아니고, 종교를 믿을 생각은 없어도 종교사에는 관심이 있지만 정말 관심만 있을 뿐 뭔가 체계적으로 시작하지는 않은 상태에서 6대 종교의 개론을 간단히 훑고 넘어가기에는 분량도 내용도 괜찮은 듯하다. 바꿔 말하면 그 정도 지식도 없지만 관심은 많다. 다른 잠재 관심사가 그렇듯.

 

<플라톤 : 소크라테스의 변론/크리톤/파이돈/향연> - 정가 26,000원, 구입가 23,400원(알라딘직배)

나는 중역본보다 원전번역본을 우선하는데, 그러다보면 그리스/로마어 원전은 대체로 천병희 번역본이 우선이기 쉽다. 당장 읽을 것이 아니라도 물건 알림은 등록해 두고, 올라올 때마다 구입해 왔다. 번역자는 3일 전에 별세하셨다고 한다.

 

추가 - <플라톤 : 국가> - 정가 35,000원, 구입가 20,800원(우주점)

직배 물건을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는데, 번역가 별세 소식이 뉴스에 나온 김에 다시 확인했다가 직배 물건이 판매된 것을 보고 하나 남은 우주점 물건을 바로 구입했다.

 

<전문가와 강적들> - 정가 18,000원, 구입가 9,500원(우주점)

"...그 분야의 책을 한 달에 한 권씩 읽는다면 결국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아니다.

종이책은 절판됐지만 전자책은 판매중인데, 그래도 서가에 있고 없고는 서점에서 매대에 깔렸냐 서가에 꽂혔냐 정도의 차이가 있으므로 수집했다. 아직 몇 부분 들춰본 정도인데, 풍부한 사례를 추가하여 개정판을 낼 만한 소재와 의의가 충분하다. 그러나 누군가 말했듯, 이 책을 읽어야 할 사람은 이 책을 읽지 않겠지.

Posted by TUNC AU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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