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학기에는 수강 실패했거나 수강하고 싶었지만 못한 과목이 없다. 수강해 볼만한 과목은 다 수강했고 아닌 과목은 결국 안할 과목이라서. 들을 만한 과목이 한정되었다는 아쉬움이 큰 학기였는데, 안타깝게도 그 다음 논문학기에 갑자기 '패턴인식', '시계열 자료 분석과 예측', '인공지능 확률통계' 등 재미있어 보이는 과목이 대거 새로 개설되었다. 논문 말고 그냥 수업 한 학기 더 듣고 졸업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다음은 수강한 과목.

 

1. 자연언어처리 - 수 20:10~21:40

지난 학기 수강 실패하고 결국 수강하게 된 과목. 첫 학기에 들었던 '대화형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음향모델-언어모델-디코딩네트워크까지 넓은 범위를 다룬다면 이 과목은 언어모델에 집중한다. 평가는 지난 학기까지 중간고사-기말고사였다고 하는데, 이번 학기에는 중간고사 + 기말 리포트였다. 말로 백번 해 봤자 실습을 해 보지 않으면 말짱 꽝이라는 교수의 지론에 따른 것으로, 아래에서 다시 말하듯 어려웠지만 성취감은 있다. 물론 지금 와 생각해 보면 공부했던 기억은 휘발성이라 머리에 남은 것은 없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언어모델 발전사를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보아하니 전반기에 배우는 언어모델은 매우 전통적인 모델인 듯하고, 후반기에 들어서는 DNN, BERT 등까지 커버한다. 처음 강의계획서를 보고는 첫학기에 배운 걸로 때우는 매우 편한 과목이 될 줄 알았으나, 범위가 좁아지면 깊이가 깊어진다는 깨달음을 다시금 얻게 되었다. 특히 기말 리포트는 관련 논문 여럿을 찾아 정리하고, 가능하면 그 중 하나를 구현 실습까지 하여 결과를 적어내는 것인데, 주제 잡는 데까지가 오래 걸리고 또 실습 하는데도 Keras에만 어느 정도 익숙했던 나로서는 관련 모델이 대부분 요즘 대세인 PyTorch로 제공되는 상황에서 적절한 소스를 구하는 데 시간이 또 소모되어 데드라인 일주일 전까지 잠이 부족했다.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그 덕분에 PyTorch에 조금 더 익숙해졌고, 집컴의 GTX1070으로는 이제 어림도 없는 언어모델의 크기 때문에 Colab을 강제로 쓰게 되어 사용 경험이 생긴 덕분에 다음 학기 논문 쓰는 데 결과적으로 도움이 되었다.

 

 

2. 사물 인터넷 - 화 18:30~20:00

더이상 듣고 싶은 전공 과목이 없는 상황에서 들은 타과 과목 1. 다만 선택한 이유라면, 회계법인 시절에 특정 무선통신 기술 관련 무형자산 평가를 하며 상당히 무리한(5년 간 매출이 매년 두 배씩 는다는~늘어야만 한다는) 가정을 한 적이 있었는데 과연 지금 무선통신 시장은 어떻게 되었는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현대인으로서 통신 기술의 기본은 한 번쯤 배워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에 선택하게 되었다. 평가는 중간+기말에, 리포트가 세 번 있었다. (리포트의 요구 수준이 높지는 않지만 좀 많다는 생각은 든다)

결론적으로 관련 상식을 어느 정도 넓고 깊게 알게 되는 수업이라 기대에 부응했다. 어떻게 보면, 비전공자로서는 단순 암기과목이 되어 대학원 수업으로 들을 것까지는 없지 않나 싶기도 하다.

 

 

3. 윈도우 포렌직 - 화 20:10~21:40

더이상 듣고 싶은 전공 과목이 없는 상황에서 들은 타과 과목 2. 선택한 이유는, 포렌직이라는 과목명이 멋있어 보여서. 마치 이 과목을 듣고 나면 해킹 내지 방어를 할 수 있을 듯한 망상이 들었다. 평가는 중간+기말고사에, 발표과제가 하나 있다. 

- 중간 및 기말고사 : 아마 오픈북에 준하는 방식이었던 듯하고, 수업시간에 다뤘던 포렌식 기법을 실제로 수행하여 결과를 워드/한글에 정리하여 제출하는 문제도 꽤 나왔던 듯하다. 추측성 표현을 쓴 이유는, 작성한 답안을 메일로 제출할 때 답안 파일에 암호를 걸어야 하는데 지금 열어보려니 암호가 기억나지 않아서다. 정말 하찮은 기억력에, 이를 보충하지 못하는 근면함에 감탄했다.

- 과제 : 수업시간에 다루지 않은 포렌식의 분야에 대하여 PPT를 작성하여 제출하는 것이 기본이고, 이를 10분 정도 분량으로 발표하는 내용을 녹화하여 제출하면 가산점이다. 중간고사에 변별력이 없어보여, 이를 보충할 가산점에 눈이 먼 나머지 발표 녹화본을 제출한 사람이 나를 포함해서 반 이상인 듯하다. 그래도 회계사라고 회계 포렌식을 선정했지만, 회계사임에도 (대부분) 전혀 몰랐던 내용을 정리해서 발표까지 녹화하고 나니, 정말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과 연계성이 없구나 하는 깨달음이 왔지만 어쨌든 성적은 잘 받았다.

 

 

이리하여 4학기에 걸친 수업이 끝났다. 선택에 따라 5학기에도 수업만 듣고 졸업할 수 있지만, 나는 논문을 써 보고 싶었기에 2022년 6월부터 수라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Posted by TUNC AU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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