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작업 중에도 관련한 글을 남겨, 책 내용을 다시 다룰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다.
다만 책을 둘러싼 얘기만 남긴다.
1. 회사를 다니면서 번역까지 하기가 만만치는 않다. 내게 번역이란 부업이라기보다는 취미에 가깝기 때문에 마음이 괴롭지는 않은데 몸은 어쨌든 힘들다. 한 권을 번역하는 기간 중에서도 가장 힘든 시기는 첫 한 달이다. 두 달이 기일이라면 첫 달에 초고 완성, 다음 보름 동안 컴퓨터에서 1차 교정, 다음 1주일 정도 책과 거리를 둔 후 인쇄하여 1주일 동안 2차 교정하는 일정을 기본으로 하는데, 보통 일정을 두 달 반에서 석 달은 받으려 하기 때문에 꼭 첫 달에 초고를 마치지 않아도 여유는 있는 편이다. 하지만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입장에서 초반에 그런 여유를 갖기는 힘들어, 첫 두 권을 번역할 때는 초고 완성 후 꼬박꼬박 1주일 정도 감기몸살을 앓았다.
반면 이번에는 분량이 그 전 책에 비하여 반에서 2/3정도 되었고, 일정도 석 달로 시작했다. 초고 완성을 3주에 마치고 (마친 날 '어? 벌써 끝났나?' 하는 당혹감이 지금도 생각난다) 1차 교정까지 마친 후 한 달 동안 라즈베리파이 RC 자동차 연구와 중국어 공부에 매진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마감 15일 후 시작한 다음 프로젝트에서 제대로 반작용이 오게 되는데...
2. 미국에 유학 간 친구에게 <심플, 결정의 원칙>과 이 책 증정본을 한 권씩 보냈다. 공짜로 주는 것이니 미국 독자에게 열심히 홍보하라고 과제를 냈더니 국회의사당, IMF, 미술관 앞에서 책을 읽는 시늉을 하며 인증사진을 찍어 보냈다. 애초에 그런 곳 앞에 '서서' 책을 읽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므로 홍보효과는 뛰어났다고 믿고 싶다. (왜 한국어 번역본을 미국 독자에게 홍보하는지는 접어두자)
3. 책을 한 반쯤 번역하던 중, 얼마 후 있던 국회의원 선거를 생각하며 '선거 전에 출간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에 대선도 있고 국회의원 선거도 또 있을 것이며 보편배당(시민배당) 의제는 앞으로도 계속 논쟁 대상이 될 것이니 짧게 볼 필요는 없겠지만, 책도 신선도를 무시할 수 없는 상품이고, 또 좋은 책은 많이 팔리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4. 이번 책은 출판사에서 바른번역에 리뷰어 모집을 의뢰했다. 16명인가를 모집했는데, 내가 여태 온라인서점에서 확인한 리뷰는 6개다. 마감과 계약 엄수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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