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중박 갤러리 북토크 - 중국 고대 청동기 ‘신에서 인간으로’
Q. 작, 가는 다른 잔과 달리 위로 솟은 기둥이 있다. 실용적 또는 상징적 기능을 위한 것인가?
A. 균형을 잡는 용도다. 작은 세발 잔인데, 액체가 들었을 때와 비었을 때 모두 균형을 잡도록 만드는 기술이 초기에는 부족했다. 그래서 균형추 역할을 위해 위로 기둥을 붙인 것이다.
(오랜 의문을 해결한 결과가 흥미로우면서도 허무했다. 강연이 끝나고 나서야 이어서 생각난 의문인데, 상나라 이후에는 강연 내용처럼 검약과 절제를 위해서라기보다는 기술 발전으로 기둥 달린 작을 쓰지 않았던 것일까? 어쨌든 관우가 작으로 술을 마시는 창천항로의 한 장면은 일반적 고증 관점에서 잘 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물론 일반적 상황 얘기고, 골동품 애호가는 후한 말에도 있었을테니. )
- 북토크 전에 전시를 보지 못해 한 질문인데, 방문했더라면 안 했을 - 그래서 방문 안한 가치가 있었던 질문이다.
전시 첫머리에 있던 가의 동형 기둥이 '술을 거르기 위해 천을 걸었던' 것이라는 설명이 떡하니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작의 기둥도 목적이 같지 않았을까? 무엇보다도, 불안정해서 달았다는 설명은 주둥이 맞은편 꼬리에 어울리는 설명이지, 중간에 높이 솟은 기둥에 어울리는 설명은 아닌 듯하다.
그러나, 전문가가 그렇게 말했다면 일단은 그 말이 맞지 않을까 하여, 방문이 늦어 질문을 했던 의의가 있었다는 뜻이라고 남겨 둔다.
Q. 준은 화병 모양도 있고 동물 모양도 있다. 형태 차이가 큰데 이를 준이라고 묶어 부르는 이유가 있는지?
A. 후세(송?) 학자들이 구분하면서 붙인 명칭을 이어받아 쓰는 것으로, 당시에 엄밀하게 구분하기 어려웠던 경우도 있을 것이다. 참고로, 제작자/사용자가 불렀던 이름이 쓰이는 경우는 정 정도고, 다른 이름은 준과 비슷하게 후대에 분류한 것이다.
두 가지 의문에 답을 얻은 것만으로도 참가한 보람이 차고넘친다.